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테니스 엘보 (통증 원인, 치료법 비교, 생활 습관)

by work6 2026. 4. 12.

처음에는 그냥 근육통이겠거니 했습니다. 운동을 좀 무리하게 했나 싶어서 며칠 쉬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병뚜껑을 돌리다가 팔꿈치 바깥쪽이 찌릿하게 아파올 때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게 테니스 엘보, 정확하게는 외상과염(外上顆炎)의 시작이었습니다.

통증 원인: 염증이 아니라 힘줄이 썩어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저도 처음엔 팔꿈치 염증이 생겼구나, 소염제 먹고 쉬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이게 단순 염증과는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테니스 엘보라는 이름도, 외상과염이라는 의학 용어도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이 질환의 본질은 힘줄 변성(腱 變性), 즉 힘줄 조직 자체가 망가지는 과정입니다.

정상적인 힘줄은 콜라겐 섬유가 물결 모양으로 고르게 배열되어 있고 선명한 흰빛을 띱니다. 그런데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면 미세 손상이 쌓이고, 회복할 시간 없이 또 손상이 반복되면 힘줄이 제대로 아물지 못합니다. 결국 조직이 불규칙하게 뒤엉키고, 수술실에서는 마치 콧물처럼 흐물흐물해진 상태로 발견된다고 합니다. 그 상태를 건병증(腱病症)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힘줄이 노화·손상으로 퇴행한 상태입니다.

운동, 가사, 직업적 반복 동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최근 10여 년 사이에는 스마트폰이 새로운 원인으로 추가됐습니다. 저 역시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오래 잡고 있는 습관이 통증을 악화시켰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팔꿈치를 구부린 채 손목을 비틀어 화면을 스크롤하는 동작이 신전근(伸展筋), 즉 손목을 위로 들어 올려주는 근육을 반복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통증이 나타나는 연령대도 흥미롭습니다. 주로 활동량이 많은 30~50대, 그중에서도 45~50세 전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남녀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안쪽 팔꿈치에 생기는 내상과염(內上顆炎), 흔히 골프 엘보보다 바깥쪽 외상과염이 훨씬 흔한데,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안쪽 근육보다 바깥쪽 신전근이 더 많이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출처: PubMed Central)에서도 외측 상과염이 전체 팔꿈치 건병증의 다수를 차지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치료법 비교: 주사 한 방으로 끝날 거라는 기대는 버려야 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치료가 이렇게 길고 복잡한 과정인 줄 몰랐습니다. 팔꿈치 통증이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수도 없습니다. 치료법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 지속 기간, 부작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비교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1. 스테로이드 주사: 가장 빠르게 통증을 줄여주지만, 반복 사용할수록 효과가 짧아집니다. 처음엔 3개월, 두 번째엔 2개월, 세 번째엔 한 달, 그 다음엔 거의 효과가 없어지는 패턴이 전형적입니다. 힘줄 조직을 약화시키고 피부 변색, 근육 위축 같은 부작용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권장하기 어렵습니다.
  2. 체외충격파 치료(ESWT): 원래 신장 결석을 깨는 데 쓰던 충격파를 힘줄에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통증 수용체를 억제하고 새로운 혈관 생성을 유도해 조직 재생을 촉진합니다. 맞을 때 상당히 아프지만, 그 강도가 치료 효과와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여 년 전 신의료기술로 공식 인정받았습니다.
  3. PRP(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 Rich Plasma)이란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농축해 만든 재생 물질로, 혈관 생성과 콜라겐 합성을 촉진합니다. 스테로이드처럼 빠른 효과 대신 3~6개월에 걸쳐 서서히 호전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상과염에 적용이 허가됐습니다.
  4. PDRN 주사(DNA 주사): 폴리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olydeoxyribonucleotide)란 연어의 생식 세포에서 추출한 짧은 DNA 조각으로, 피부 재생 분야에서 먼저 효과가 검증됐습니다. 최근에는 힘줄 재생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대규모 임상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보조적 선택지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5. 수술: 보존적 치료로 6개월 이상 반응이 없거나 힘줄 손상이 심한 경우에 고려합니다. 개방 절제술(3~4cm 절개)과 관절경 수술 두 가지가 있으며 결과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주사 한 번으로 낫길 기대하시는데, 실제로는 어떤 치료를 선택하든 스트레칭과 재활 운동이 함께 가지 않으면 반드시 재발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사나 충격파 치료가 먼저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생활 습관 교정 없이는 어떤 치료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치료는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이고, 재발을 막는 건 결국 본인의 몫입니다. 코크란 라이브러리(Cochrane Library)의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도 보존적 치료의 장기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습니다.

생활 습관: 치료보다 먼저 바꿔야 했던 것들

그때 느낀 건, 병원을 가기 전에 먼저 내 하루를 돌아봤어야 했다는 겁니다. 통증이 시작된 뒤에도 저는 한동안 스마트폰을 오른손으로만 잡고 장시간 사용했고, 손목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많은 운동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양손을 번갈아 쓰고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팔꿈치 바깥쪽 통증이 있다면 아래 몇 가지 신호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팔을 90도로 들어 올렸을 때 팔꿈치 위쪽에서 톡 튀어나온 뼈 바로 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거나, 물건을 짚거나 들어 올릴 때 팔꿈치 바깥쪽이 찌릿하거나, 통증이 손목 방향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있다면 단순 근육통보다는 신전근 라인 전체를 의심해야 합니다. 반대로 안쪽 팔꿈치 내상과 부위가 아프고 새끼손가락 쪽이 저린 증상이 함께 있다면 척골 신경(尺骨神經), 즉 팔꿈치 안쪽을 지나는 신경이 자극받은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사나 직업은 피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동작의 빈도와 강도를 조금만 분산시키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요리할 때 양손을 번갈아 쓰거나, 물건을 들 때 손목을 세우지 않고 팔 전체로 받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힘줄에 가해지는 부하가 줄어듭니다. 재활 운동 측면에서도 무작정 쉬는 것보다는 통증 없는 범위 내에서 손목 신전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게 힘줄 재생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팔꿈치 통증은 참으면 저절로 낫는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저도 그 생각에 몇 달을 버텼고, 그사이 힘줄에 쌓이는 손상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조기에 원인을 파악하고 생활 습관부터 점검한 뒤, 필요하다면 체외충격파나 PRP 같은 치료를 단계적으로 시도해보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손이 저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정형외과를 먼저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에 따라 진단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fXEekl29hs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